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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구황촬요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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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우창선록/상권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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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우창선록/하권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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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의 설움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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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됴선이 낳은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가운데 하나인 이 평양(平壤) 모란봉을 구경을 가니tᄭᅡᆫ, 그곳에, 소위 시(詩)를 읇는다는 사람 며치가 모혀 안저서, 흥얼거리고 이섯습니다. 운(韻)은 「주(洲)」자(字)로, 그 아픠 경치를 두고 흥얼거리고들 잇는 것을 본, 「작란군」 이 한 거름 나아가면서, 자긔도 흥이 나스니 한 구절 을퍼 보자고 쳥하엿슴니다. 그를 유명한 인 줄 모른 좌중(座中)은, 비우슴의 눈으로서 그의 쳥을 응락하엿슴니다. 즉, 은 지필(紙筆)을 들고,
:三山半落靑天外 (삼산반락청천외)
:二水中分白鷺 (이수중분백로주)
라고 써버렷슴니다. 이것을 본 뭇 시인(詩人)들은, 곧 을 향하여, 이것은 유명(有名)한 이태백(李太白)의 시가 아니냐고 힐문(詰問)하엿슴니다. 즉, 은 다시 붓을 들고,
:古來文章奪吾句 (고래문장탈오구)
:夕陽投筆下楊 (석양투필하양주)
라고 ᄯᅩ 한 구 썼다 함니다.
우리는, 그 ᄲᅡ른 돈지(頓智)를 칭찬하는 것보다, 오히려, 다른 ᄯᅳᆺ으로서 이 일화(逸話)를 보고 십슴니다.
모란봉에서 나려다보이는 경치를, 운(韻)을 「주(洲)」자(字)로 하여 한시(漢詩)를 지으려 하면 「삼산(三山)운운(云云)」의 당시(唐詩) 이상(以上)의 명구(名句)는 배앗지 못하겟지오. 아니 으로서 이태백(李太白)보다, 몃 해만 더 먼저 누리에 나오기만 하엿든덜, 「삼산(三山)」운운(云云)의 시는 지금 김삿갓의 시(詩)로 남어 이슬넌지 엇지 알겟슴니ᄭᅡ? 이러한 경우를 당한 ᄯᅢ에, 낙천가(樂天家)인 이기에 「고래문장탈오구(古來文章奪吾句)」라는 경쾌(輕快)한 글로서 우서 버리고 말엇지, 그것이 ᄭᅥᆨ구러, 이태백(李太白)이엇드면 목을 노코 텨 울엇겟슴니다. 나는 엇재서 내 조상 시대에 나지 못하엿든가고.
:○
과연 우리는 ᄯᅢᄯᅢ로 이런 현상을 만남니다. 며 며 등 이젼 사람들이, 내가 쓰려 하는 것을 미리 도적질하여 쓴 것이 수가 업슴니다. 대왕(大王)은, 자긔 아버지가 자긔 성장(成長)하기 전에 모든 나라를 다, 쳐부셔서 자긔의 「미래(未來)」를 빈약(貧弱)하게 하지 안나 하고 걱정하엿지만, 우리는 걱정을 지나서, 벌서 현실로 나타낫슴니다. 참으로 분하고 결나는 일이외다. 그들이 좀 더 바보이엇드면, 우리는 ᄯᅢᄯᅢ로 이러케 안 생각할 수가 업슴니다.
:○
그러나, 그보다도 더 야단난 일이, 잇슴니다. ᄯᅡᆫ 것이 아니라. 나 혼자서는 「이것ᄲᅮᆫ은 내 독창(獨創)이거니」 하고 득의만만(得意滿滿)하여 써서 발표(發表)하면, 얼마 뒤에 엇던 친구가 내 녁구리를 ᄭᅮᆨ ᄶᅵ름니다. 그러고 보기 실케 씩 우스면서, 「자네는 아모의 글을 도적질하엿네그려」 함니다.
처음은 고지 안 들리지만, 증거ᄭᅡ지 내여노을 ᄯᅢ는, 나 스서로가 탁 죽고 십도록 얼굴이 붉어짐니다. 변명(辯明)을 하자니, 할 말도 업고, 참 그런 ᄯᅡᆨ한 일은 업슴니다. 그러니 한번 발표를 한 것을, 다시 드려 삼킬 수도 업고....... 할 수 업시 다만, 입을 두어 번 음ᄶᅵᆯ음ᄶᅵᆯ하고 말 수밧게는 업슴니다. 구녁이 잇스면 드러가고 십다는 것을 이런 ᄯᅢ에 늣김니다.
참으로 우리는, 우리 선조(先祖) 시대(時代)에 나지 못한 것을 원망할 ᄯᅢ가 만슴니다.
:○
원래 낙천가(樂天家)는 즉 염세가(厭世家)임니다. 세상이 실흐니, 하늘이나 즐겨 보자, 이것이겟슴니다. 털뎌한, 염세(厭世)가 낙천(樂天)을 나흔 것은 아모도 아는 바임니다. 그런지라, 낙천가(樂天家)인 도, 다시 말하자면 텰뎌한 염세가(厭世家)라 할 수가 잇슴니다.
이 모란봉 ᄭᅩᆨ닥이에 서서 「古來文章奪吾句(고래문장탈오구)」운운(云云)이라고 을픈 것은 우리는 그것을 가브여운 로 보기 젼에, 텰뎌한 염세가(厭世家)의 슬픈 통곡성(痛哭聲)으로 보고 십슴니다. 눈물 업는 울음이며, 소리 업는 늣김으로 보고 십슴니다. 도 좀 더 일즉 나지 못한 원한을 품은, 우리의 동지(同志)로 보고 십슴니다.
:○
과연, 우리는, 엇던 의미로 보아서, 좀 더 일즉 나지 못한 것이 원한이외다. (김동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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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전서언해/권2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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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보/하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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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언해/권1-2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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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초집언해/권2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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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의왕후 곤전어필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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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보권문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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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언해/권7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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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김유정) | nul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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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一, 길동이 몸이 천하다==
옛날 저 이조시절에 잇섯든 일이엇다. 한 재상이 잇서 두 아들을 두엇으니 맛아들의 이름은 인형이요 고담을 길동이라 불럿다. 마는 인형이는 그 아우 길동이를 그리 썩 탐탁히 녀겨주지 안엇다. 왜냐면 자기는 정실 유씨부인의 소생이로되 길동이는 계집종 춘섬의 몸에서 난 천한 서자이기 때문이엇다. 하인들까지도 길동이는 도련님이라 불러주지 안코 웃웁게 녀기어 막 천대하엿다.
이리하여 길동이는 저의 신세를 주야로 슬퍼하엿다.
그러나 이 슬픔을 알아주는 사람은 다만 그의 아버지가 한분게실뿐이엇다. 그는 길동이를 나실때 문득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진동하며 커다란 용이 수염을 거사리고 앞으로 달겨드는 꿈을 꾸시엇다. 뿐만 아니라 차차 자라며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만치 총기가 밝고 재주가 비범함을 보시엇다.
「이자식이 장차 크면 훌륭히 될 놈이야!」 하고 아버지는 이러케 가끔 속으로 생각하며 기뻐하셧다.
허지만 길동이가,
「아버지!」 하고 품으로 덥썩안길제이면 그 아버지는 아들의입을 손으로 얼른 막으며,
「너는 아버지라 못한다. 대감이라 해야 돼」 하고 은근히 꾸지즈셧다. 아들이 귀엽지 안흔것은 아니나 그러나 양반의 집안에서 서자가 아버지라 부르는 법은업는 일이니 남이 드르면 욕을 할가하여 꾸짓고 햇든 것이다.
==二, 길동이 슬퍼하다==
하루는 밤이 이슥하야 아버지는 사랑마당에서 배회하는 길동이를 발견하셧다. 푸른 하늘에 달은 맑고 정자에 우거진 온갓 나무들이 부수수 하고 낙엽이 지는 처량한 밤이엿다. 그 나무 그늘에서 길동이가 달빛에 칼날을 번쩍이며 열심으로 검술을 연습하고 잇는 것이다. 이걸 보시고 아버지는 이상히 녀기시고 앞으로 길동이를 불러서,
「너 초당에서 글을 안읽고 왜 나왓느냐?」 하고 무르셧다.
「달이 밝아서 구경을 나왓습니다」
「구경이라니 공부를 잘 해야 나종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안느냐?」
「저는 천한 몸이라 암만 공부를 잘 해도 결코 훌륭한 사람이 못 됩니다」 하고 길동이는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대답하엿다.
아버지는 그말이 무슨 속이 잇어 함인지 다 짐작하셧다. 그러나 열두살밖에 안된 아이의 소리로는 너무나 맹낭하므로,
「네 그게 무슨 소린고?」 하고 재우처 무러보셧다. 하니까 그 대답이─
「하눌이 만물을 내시되 사람이 가장 귀하오나 저만은 천한 몸이 되와 아버님을 아버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형님을 또한 형님이라 부르지 못하오니 어찌사람이라 하겟읍니까. 앞으로 무술을 배워 나라에 공을 세우는것이 남자의 일이 아닐가 하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푹 엎으리고 소리를 내여 슬피 통곡하엿다.
아버지는 이 꼴을 가만히 나려다 보시다가 쓴 입맛을 다시며 언ᄶᅡᆫ흔 낯을 지으셧다. 이윽고 두 손으로 손수 그 어깨를 잡아 일으키시며,
「천하에 서자가 네 하나뿐 아니니 슬퍼말구 어서 돌아가 자거라」 하셧다.
길동이는 아버지의 엄명을 어기지 못하야 제 침소로 돌아오긴 햇으나 좀체로 잠은 오지안헛다. 남은아버지가 잇고 형이 잇고 하건마는 저는 아버지도 형도 업는것이다. 아버지의 성을 따라 홍길동이라 하면서도 그 아버지를 아버지라 버젓이 못 부르는것이 무슨 까닭인지 생각하면 할스록 어린 가슴이 메여질듯하엿다.
길동이는 날이 새이도록 자리우에 엎드리어 끈임업시 흐르는 눈물로 이불을 적시고 또 적시고하엿다.
이러는 중에 그 형 인형이는 길동이를 죽이고자하야 뒤로 음모를 시작하엿다. 길동이의 재주를 보매 비상할뿐 아니라 용한 관상쟁이를 불러 상을 뵈고나니 그 말이,
「지금은 말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하고 매우 거북한 낯을 드는것이다.
「그래두 바른대루 말 해봐」 하고 뒷말을 재촉하니 그제야 옆으로 가까히 다가안즈며.
「후일에 왕이 되실 상이외다」 하고 귓속말로 나즉이 대답하엿다.
「뭐?」 하고 인형이는 깜짝 놀라서,
「그런 소리는 입밧게도 내지마라, 죽인다」 하야 돈을 던저준 뒤에 호령을 해서 쫓아버렷다.
인형이네 집안은 대대로 높은 벼슬을 살아오는 명문거족(名門巨族)이요 게다가 홍문까지 세운 충신이엿다. 길동이가 만일에 엉뚱한 생각을 먹고 난리를 일으킨다면 온 집안이 역적으로 몰릴것이요 따라 빛나든 문벌이 고만 망치고 만다.
이러케 생각하고 인형이는 길동이를 죽이어 업새고자 결심햇든것이다.
==三, 길동이 집에서 없어지다==
길동이가 촛불을 켜놓고 글을 읽고잇노라니 문득공중에서 까마귀가 세번 울고 지나간다. 밤에는 까마귀가 우는 법이 업는데 이게 웬 일인가, 생각하고 점을 처보앗다. 하니까 역시 오늘 밤이 제가 칼에 맞아서 죽을 수엿다.
길동이는 요술을 써서 얼른 몸을 피하엿다.
조금 잇드니 과연 방문이 부시시 열리며 시퍼런칼날이 들어오지 안는가.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엄장이 크고 수염이 무섭게 뻣인 장사 하나이 눈을 부라리고 들어온다. 그는 사방을 두리번거렷으나 길동이가 종시 보이지 안흐므로 방안을 샃샃이 뒤지기 시작하엿다.
그때 길동이의 입에서 뭐라뭐라고 진언이 몇마디가 떨어지자 별안간 난데업는 바람이 일고 방은 간곳이 업다. 장사는 뒤로 주춤하고 몸을 걷으며 눈이 휘둥그러타. 여기를 보아도 산, 저기를 보아도 산, 앞뒤좌우가 침침하고 험한 산에 둘러싸힌것이 아닌가. 이게 기필코 길동이의 조화이리라 생각하고 그는 제 목숨을 아끼어 산길로 그냥 도망질을 쳣다. 마는 얼마안가서 길은 딱 끈치고 층암절벽이 앞에 내닥쳣으니 한 발만 잘못 내드디면 떨어저 죽는다.
그러나 어데선가 퉁소 소리가 나드니 한 아이가 나귀를 타고 나타낫다. 장사의 옆을 늠늠히 지나가며,
「네 어째서 날 죽이러 왓느냐, 죄업는 사람을 죽일려는 너에게 천벌이 잇슬것이다」 하고 점잔히 호령하엿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시 모진 바람이 일드니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돌이 날아들고 하는것이다.
장사는 돌에 맞을가 겁이 나서 두 팔뚝으로 면상을 가리고 뒤로 물러섯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일개 장사로서 조고만 아이에게 욕을 당하는것은 너무나 분한 일이엿다.
「네가 길동이지, 이놈! 내 칼을 받어라」
장사는 이러케 소리를 지르고 와닥딱 달겨들자 그 시퍼런 칼로 길동이의 목을 나려첫다. 이것이 실로이상한 일이라 안할수 업다. 그 칼이 나려지면서 길동이는 간곳이 업고 도리어 장사의 목이 제칼에 툭떨어지며 바위아래로 구르는것이 아닌가.
이날 밤 인형이는 정자나무 밑에서 서성거리며 일이 어떠케 되엿나, 하고 꽤 궁금하엿다. 약속한 시간에도 장사가 돌아오지 안흐므로 이내 길동이의 방까지 일부러 와 보앗다. 방문을 열고 고개를 데미니 길동이를 죽이겟다고 장담하든 장사의 목이 요강옆에떨어저 잇는것이다. 그리고 정말 길동이는 어디로 갓는지 눈에 보이지 안헛다. 그제서는 길동이가 무슨 술법이 잇는것을 알고 그길로 얼른 제 방으로 돌아와 문의 고리를 걸엇다.
==四, 길동이 도적괴수가 되다==
깊고 험한 산속이엇다.
아람드리 나무가 빽빽이 들어박엿고 그 우에는 어여쁜 여러가지 새들이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한옆으로는 까마케 처다 보이는 큰 폭포가 우렁찬 소리로 콸, 콸, 나려찟는다.
그 폭포 우의 바위에 여러 장사가 모여안저서 잔치를 하고잇다. 엄장이 썩 크고 우람스럽게 생긴 것들이 더러는 술을 마시고 더러는 무슨 의론을 하는중이다. 이것이 조선에서 유명한 도적의 소굴이엿다.
머리털이 하늘로 뻐친 한 장사가,
「그러나 우리들에게 괴수가 잇서야지, 오늘은 꼭 정해 보세」 하니까, 그 옆에 안젓든, 눈 한쪽이 멀은 장사가,
「암 그러치 그래, 괴수가 업시야 어디 일을 할수가 잇나?」
「그러치만 저 돌을 드는 사람이 잇어야 할게 아닌가」 하고 이번에는 뺨에 칼 자죽이 잇는 다른 장사가 손을 들어 저편을 가르킨다. 거기에는 거진 집채만한 무지한 바위가 하나 노혓다. 이돌을 능히 들어야 비로소 도적들의 괴수가 될 자격이 잇다. 마는 그러케까지 기운이세인 장사들이 모엿건만 하나도이돌을 감히 드는 사람이 업섯다.
그래 입때껏 괴수를 정하지 못하엿다. 도적들이 술에 취하야 떠들고 잇노라니까 등 뒤의 돌문이 부시시 열리며 웬 아이가 들어온다. 여간 힘으론 못할텐데 항차 아이가 돌문을 열고 들어오므로 모도들 눈이 뚱그랫다. 그리고 그 관상을 봐한즉 범상치 안흔 아이임을 대번에 알고 앞으로 불러,
「네 누군데 여길 들어왓느냐?」 하고 무러보앗다.
「네, 나는 홍길동입니다 지나가다가 경치가 하도조아서 구경을 들어왓습니다」 하고 그 아이는 조곰도 서슴지 안코 대답하엿다.
암만 보아도 그 풍채며 음성이 여느 사람과는 다른 곳이 잇섯다. 나무 그늘에 안젓든 한 도적이 무엇을 생각하엿음인지
「네 그럼, 저 돌을 한번 들어볼테냐?」 하고 턱으로 아까의 그 바위를 가르켰다.
아이는 아무 말업시 바위앞으로 가드니 두손으로 어렵지 안케 번쩍 들엇다. 그리고 앞으로 성큼성큼 몇발작을 거러가서는 산아래로 그대로 내던젓다. 큰 바위가 나려 구르는 바람에 우지끈뚝딱, 하고 나무들이 꺾이고 씨러지고 이러케 요란스리 소리를 내엿다.
도적들은 경탄을하고 그 앞에 와 엎드리어,
「우리들의 괴수를 정할래두 저 돌을 드는 사람이 업드니 장군께서 오시어 처음 드셧읍니다, 원컨대 우리들의 괴수가 되어 줍시사」 하고 절을 하엿다. 그리고 아이에게 술을 들어 권하고 돼지 고기를 비어 바치고 퍽들 기뻐서 야단이다.
얼마를 흥들이 나서 뛰놀다가 한 도적이 말 하기를
「우리가 몇달전부터 해인사(海印寺)절의 보물을 훔쳐오랴 하다가 재주가 부족해서 못햇으니 장군께서 힘을 모아줍시요」
「염녀마라, 그대들은 그럼 나의 지휘대로 해야할것이다」 하고 길동이는 쾌히 승낙하고 주는 술잔을 또 받아들엇다.
==五, 길동이 해인사를 치다==
길동이는 처년스리 부잣집 도련님같치 의관을 차리고, 해인사로 찾아갓다. 물론 그 양옆에는 그것도 칠칠하게 옷을 잘 입은 하인이 둘식 따랏다.
해안사라는 절은 산속 깊이 들어안즌 굉장한 절이엇다. 중들은 문간까지 나와 길동이를 공손히 맞어드렷다. 그리고 얼골 둥그른 우뚜머리 중이 그앞에 와 절을 하며,
「어데서 오시는 도련님이십니까?」 하고 무럿다.
「나는 서울 홍판서댁 아들이다. 느이절에 와 공부를 좀 하랴하니 조용한 방을 하나 치여주기 바란다」
길동이는 이렇게 말을 하다가, 중이,
「네 곧 치겟습니다」 하고 물러갈랴 하니까,
「아니 지금이 아니라 사흘후의 말이다. 그날 내 쌀 스무섬을 가저와 너이들과 함께 잔치를 베풀랴하니음식도 정히 만들어주기 바란다」 하고 다시 혼란스러이 하인들을 데리고 돌아갓다.
중들은 기뻐서 그날부터 방을 치고 마당을 쓸고하엿다. 재상가의 아들이 와서 공부를 한다니까 여간경사스러운 일이 아니엿다. 무슨 큰 수나 생긴듯이 서루들 수군거리며 손이 올 날을 기다렷다.
어느듯 세 밤이 지낫다.
점심때쯤 되자 절 마당에는 큰 쌀섬 하나식을 질머메고 하인들이 몰려드럿다. 이십여명 하인들이 다들어오고 나서 그 뒤에 길동이가 지팽이를 천천히 끌고 들어온다.
여러 중들은 버선발로들 뛰어 나려와 길동이를 방으로 맞어드렷다.
「먼길을 오시느라구 얼마나 고생을 하셧습니까」
「고생은 업섯으나 시장하니 저 쌀로 곧 음식을 차려주기 바란다」 하고 길동이는 정말 배가 고픈듯이 힘업시 자리에 쓰러졋다.
중들은 말짱 나려와 팔들을 걷고 밥을 짓는다, 찬을 만든다, 하며 분주히 돌아다녓다. 음식이 된 다음 우선 길동이 앞에 떡 벌어지게 채린 교자상 하나를 곱게 갖다노핫다. 하인들과 중들은 마당에다 멍석을깔고 거기들 삥 돌라안저서 음식을 먹기 시작하엿다.
그런데 몇 수깔을 안 떠서 길동이는 딱, 하고 돌을 씹엇다.
「이놈! 음식을 이리 부정히 해노코 먹으래느냐?」 하고 대뜸 눈이 빠지게 호령하엿다.
중들은 너무 황송하야 밥들을 입에다 문채 아무말도 못하고 벙벙하엿다.
대미쳐 길동이는 잡앗든 수저로 상전을 우려치며,
「이놈들! 너이놈들은 죄로 볼기를 맞어야 한다」 하드니 제가 데리고 온 하인들을 돌아보고는,
「얘들아! 저놈들을 무꺼노아라」 하고 영을 나렷다.
하인들은 우 달겨들어 굵은 바쭐로 중들을 하나식 꼭꼭 무꺼노앗다.
그러자 대문밧게 숨어서 잇든 여러 도적들이 쭉들어서서 광을 뒤지는 놈, 다락엘 올라가는 놈, 뭣해, 잇는 보물이란 모조리 들고나섯다. 그리고 길동이 하인들과 한패를 지어 산 아래로 다라낫다.
그러나 중들은 일어나진 못하고 이걸보고서 괜스레 자꾸 소리만 내질럿다.
「도적이야!」
「저놈들 잡아라, 보물 훔쳐간다」
==六, 길동이 함경감사를 골리다==
이때에 함경감사는 백성들의 재물을 뺏어다가 제걸 만들고 그걸로 부자가 되엿다. 그래도 백성들은 아무 말 못하고 그가 받치라는대로 돈을 받치고 쌀을 받치고, 이러케 무턱대고 자꾸 뺏기엿다. 왜냐면 감사의 영을 거역하면 붙들려가 매를 맞고 옥에 가치고, 하는 까닭이엿다.
길동이가 이걸 알고 하루는 부하들에게 말하되,
「내 먼저 갈게니 사흘후 함경땅으로 만나자」 하고 저 혼자서 길을 떠낫다.
사흘 동안을 타달타달 거러서 함경땅에 비로소 다은것은 해가 서산으로 누엿누엿 질 때엿다. 길동이는 허리도 아프고 기진해서 풀밭에 들어누어 밤 들기를 기다렷다.
캄캄하게 어두엇슬 때에야 다시 일어나서 남문밧게 잇는 솔밭에다 불을 질럿다. 불꽃은 하늘을 뚫을듯이 무서운 세력으로 활활 타오르며 사방을 벌거케 물드렷다.
성안에 잇든 백성들은 모도들 놀라며 남문 밧그로 뛰어나왓다. 이불을 그냥 두엇다가는 성안에까지 번저서 집들이 타고 사람들이 죽고 할것이다. 그들은 통으로 물을 퍼 나르며, 그물을 받아 껸지며, 일변 아우성을 치며,
「여기다, 여기부터 껸저라」
「아니다, 아니다, 저기부터 껸저라」
이러케 불 끄기에 눈코 뜰 새업시 분주하엿다.
이런틈을 타서 길동이는 조곰 전에 와 기다리고 잇든 부하들을 데리고 텡 비인 성안으로 들어섯다. 함경감사의 집은 성 한판에 섯는 크고 우뚝한 기와집이엿다. 그집을 찾아가 광을 때려부시고 쌀 돈 할것업시 죄다 구루마에 싯고서 북문으로 곳장 다라낫다.
길동이는 북문을 나올제 조히에다 활빈당(活貧黨)홍길동이라 고 커다랗게 써붙첫다. 활빈당이라 하는말은굶은 사람을 도아주는 무리라 하는 의미다.
한 삼십리쯤 구루마들을 끌고 가다가 길이 어두어서 더는 갈수가 업섯다. 동이 트거든 가자, 생각하고 멀리서 불이 반짝어리는 인가로 찾아갓다.
「여버시유! 하루 밤 쉬어 갑시다!」 하니까 한 농부가 나오드니,
「네, 어서들 들어오십시요」 하고 친절히 맞어드린다.
도적들은 너무 벅찬 일들을 하엿기때문에 배가 몹시 고팟다. 안 마당으로 들어들 가며
「여보 주인! 우선 밥을좀 먹게해주」 하고 청하엿다. 그러나 주인은 상투를 긁으며 퍽 미안해하는 낯이드니,
「황송합니다 마는 밥은 안됩니다. 저희들도 쌀이업서서 이틀째 굶습니다」 하고 무슨 죄나 진드시 머리를 숙으린다.
길동이는 이 소리를 듯고 가난한 동리로군, 하고 생각하엿다. 그래서 부하들에게,
「이 쌀과 돈을 풀어서 동리 사람에게 똑같치 나눠주어라」 하고 분부하엿다.
부하들은 구루마에서 짐을 나리어 쌀을 푸고 돈을 세이고 하엿다. 그리고 남은 사람은 그것을 받아서집집마다 한목식 문간에다 갓다노앗다.
주인은 이게 꿈이나 아닌가 하고 얼이 빠저서 섯다가 제목으로 쌀과 돈을 받고는,
「정말입니까, 이게 정말입니까?」 하고 물으며 수업시 절을 하고 또 하고하엿다.
==七, 길동이 죄로 잡히다==
나라에서는 홍길동이라 하는 도적이 잇서 온갓 재물을 훌몰아간다는 소문을 드르시고 곳 잡아드리라, 명령을 나리셧다. 그러나 하나도 잡아드리는 사람은업섯다. 날마다 길동이에게 도적 맞엇다는 소식만 오고하는것이다.
더욱 이상한것은 홍길동이라는 도적이 조선 팔도에 (지금은 십삼도지만 예전에는 팔도이엿다) 하나식 잇는것이다. 다시 말하면 똑 같은 홍길동이가 한날 한시에 여덟군데서 도적질을 해가는것이다.
잉금님은 홍길동이를 못 잡으시어서 은근히 골머리를 알으셧다. 그러나 우연히 홍길동이란 아이가 전이조판서 홍모의 서자임을 아시고 그날로 당장 인형이의 부자를 붓잡아 드리게 하시엿다.
길동이 아버지는 우선 옥에 갓다가두고 인형이를불러서,
「홍길동이라는 도적이 너의 서동생이지?」 하고 손수 무르셧다. 인형이는 죄송하야 이마를 땅에 붙치고,
「네, 저의 서동생이올시다, 어려서 집을 떠나 생사를 모르드니 인제 알고보니까 도적의 괴수가 되엿습니다, 즈 애비는 글로 인하여 저러케 병이 위중하게 되엿습니다」 하고 대답을 여쭈엇다.
「그럼 느이들이 냉큼 잡아드려라, 그러치 안으면 느 부자를 구양을 보낼터이다」
「네 그러겟습니다, 그저 애비만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인형이는 이러케 잉금님께 다짐을 두고서 그길로 곳 함경땅으로 떠낫다. 아버지는길동이의 신변을 염녀하여 병환이 낫고 늘 자리에서 신음하시는 중이엿다. 그몸으로 구양을 가신다면 생명이 위험하실것이다. 그럼 아버지의 병환을 위하여 또는 여지껏 충신이엿든 문벌을 위하야 하루 밧삐 길동이를 아니 잡을수 업다.
그러나 길동이에게는 극히 교묘한 재주가 잇다. 그대로는 감히 잡지 못할것을 미리 알고 함경땅에 와서 궁리궁리 하엿다. 그 끝에 함경읍 사대문에다 다음과 같은 글을 써붙엿다.
:길동이 보아라, 아버지는 네가 집을 나간후 생사를 몰라 병환이 되시엿다. 그리고 지금은 그몸으로 너의 죄로 말미아마 옥중에 가게시다, 너에게도 부자지간의 천륜이 잇거든 일시를 지체말고 나의 손에 와 묵기기를 형으로써 바란다─
인형이는 읍내의 집 하나를 종용히 치고 길동이가 찾아오기를 매일같치 기다렷다. 어느 날 혼자 안저서 담배를 피고 잇노라니 한 손님이 찾아왓다. 얼른 보니 의복은 비록 어른과같이 차렷으나 아직도 어린티가 보이는 길동이 아닌가─
「네가 길동이가 아니냐?」 하고 인형이는 그 손목을 탁 붙잡자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뒤에,
「그전일은 모도 내가 잘못햇다, 지금 아버지가 병환이 위독하시니 너는 잘 생각하야 내손에 붙잡혀주기 바란다」 하고 슬피 애원하엿다.
길동이는 아무 말 업고 다만 맘대로 무끄란듯이 두손을 앞으로 내밀엇다. 인형이는 그 손을 쇠사슬로 잘 무꺼가지고 그날로 서울을 향하야 떠낫다.
길에서는 길동이가 잡혀온다는 소문을 듯고 모도들 구경을 나왓다.
「저 어른이 도적의 왕 길동이시다」
「저 양반이 우리에게 쌀을 논아주신길동이시다」 하고들 수군거리며 어떤 사람은 그 옆을 지날제 절을 하는이도 잇엇다.
==八, 여덟 길동이 대궐에 오다==
대궐안으로 인형이가 길동이를 끌고 들어스니, 놀라운 일이라, 다른 사람이 또한 길동이를 무꺼가지고들어온다. 그리고 조곰 잇드니 또 다른 길동이가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이러케 하야 순식간에 궁전앞뜰에는 여덟 길동이가 쭉 들어섯다.
거기에 모여섯든 대신들은 눈들을 크게 뜨고 벙어리같치 벙벙하엿다.
잉금님도 크게 놀라시며,
「이놈들! 대체 어떤 놈이 정말 길동이냐?」 하고 된통 호령을 하시엿다. 그러니까 여덟 길동이가 제각기 서루,
「네가 정말 길동이지, 난 아니야─」 하고 밀면 이번에는
「제가 정말 길동이면서 괜히 날보고 그래」 하고 성을 내인다. 마는 얼굴도 똑 같고 키도 똑 같고 심지어 그 음성까지도 조곰도 다른 곳이 업섯다.
노하셧든 잉금님도 하 기가 막히어 멀거니 넉슬일흐셧다. 그리고 한참 궁리하시다가 급기야 길동이의 아버지를 옥에서 뜰로 끌어내게 하셧다.
「애비면 알터이니 정말 길동이를 찾아내여라─」
「네 황송합니다. 제 자식 길동이는 왼쪽 다리에 붉은 점이 잇사오니 곳 찾아내겟습니다」 하고 아버지는 병에 야왼 해쓱한 얼골을 땅에 박고 절을하드니 길동이를 돌아보고는,
「이놈! 여기에 잉금님이 계시고 또 느이 애비가 잇는데 발칙스리 이놈!」
하고 호령은 햇으나 그자리에 피를 쏟고 푹 고꾸라지고 말엇다. 병으로 가뜩이나 쇠약한데다가 또 내자식이 왕께 죄를 졋구나 하는 원통한 생각에 고만기절되고 만것이엇다.
여러 대신들은 대경실색하야 일변 물을 떠다 먹인다 혹은 사지를 주물러준다하며 모도들 부산하엿다.
잉금님도 가만히 보시다가 가엽시 여기시고 당신이잡숫는 명약까지 갖다 먹이게 하셧다. 그래도 피여나질 안코 그냥 꼿꼿이 굳고 말엇다.
그제에야 여덟 길동이가 제각기 주머니를 훔척훔척 하드니 환약 하나식을 끄내들고 저의 아버지의 입에다 차례차례로 너어주엇다. 하니까 죽엇던 아버지가 기지개를 한번 쓱 하고 그리고 손등으로 눈을 부비며 일어난다.
이때에 여덟 길동이가 잉금님 앞에 나아와 공손히 절을 하고 하는 말이,
「잉금님께서 길동이를 잡고자 하셧스나 실상은 아무 죄도 업사외다. 백성들의 피를 긁어먹고 사는 감사들의 재물을 뻿어다가 빈한한 농민에게 풀어주엇으니 그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앞으로는 저를 잡으려하시든 그 명령을 걷어주시기 바라나이다」
그리고는 여덟 길동이는 하나식 둘식 땅에 가 벌떡벌떡 나가자빠지고 만다.
잉금님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입을 멍헌이 벌리었다. 왜냐면 곧 달겨들어 씨러진 길동이를 암만 뒤져보니 정말 사람 길동이가 아니라 죄다 짚으로 맨든 제웅이엇든 까닭이다.
==九, 길동이 조선을 뜨다==
그것은 꽃들이 만발한 그리고 따뜻한 봄날이엿다. 장안 백성들은 사대문에 붙은 이상스러운 저의를 처다보며 입입이 수군거리고 하엿다. 그 조히에는 이러한 글이 씨워잇셧다.
홍길동이는 암만해도 못 잡는 사람이니 그의 소원대로 병조판서(兵曹判書)의 벼슬을 시켜주시라. 그러면 잉금님의 그 은혜를 갚기 위하야 마즈막 하직을 여쭙고 부하들을 데리고 멀리 조선을 떠나리라─
대신들은 이것을 보고 서루 의론하여 보앗다. 홍길동이 이놈을 제원대로 병조판서를 시켜주면 그 은혜를 갚고자 대궐로 하직을 올것이다. 그때 문간에서여럿이 도끼를 들고잇다가 밧그로 나오랴할제 달겨들어 찍어죽이면 고만이 아닌가─
잉금님께 이 뜻을 아뢰고 그날 저녁때로 사대문에 방을 붙치게 하엿다.
홍길동이에게 병조판서의 벼슬을 나리셧다. 낼로 와 인사를 여쭈어라─
그 이튼 날 점심때가 좀 지내서이다. 남문으로 한 도련님이 나귀를 타고 들어오니 이것이 즉 길동이엿다. 군중은 길동임을 대뜸 알고 서루 눈짓을 하며
「저 양반이 길동인데, 잡힐랴고 저러케 들어오나?」
「아니야 지금 병조판서를 하러 들어오신다」 하고 들 경사나 만난 듯이 쑥떡쑥떡 하엿다.
그런 가운데로 지나며 길동이는 자랑스럽게 떡 버티고 궁전으로 들어갓다. 잉금님 앞에 가 절을 깍듯이 하고나서,
「저의 죄가 큰데도 용서하시고 병조판서까지 나리어 주시니 너머나 감사합니다. 약속대로 지금 곳 멀리 조선을 떠나겟나이다」 하고 마즈막으로 하직을 하엿다.
대문 뒤에서는 길동이 나오기를 고대하여 손에 땀이 나도록 도끼를 힘껏 잡고 잇섯다. 그러다 길동이가 문간으로 나오는것을 보고 틀림업시 머리우에 나려지도록 도끼를 꼭 견양을 대고 잇섯다.
그러나 길동이는 어느 틈에 알앗는지 문간까지 한 서너 발자욱을 남기고 공중으로 후루루 솟아 흰 구름을 타고 가는것이 아닌가. 모두들 고개를 들고 닭쫓든 개모양으로 하눌만 멀뚱이 쳐다보앗다.
잉금님도 그제야 길동이의 참 재조와 그 인격을아르시고 비로소 뉘우치셧다. 저런 길동이을 신하로 데리고 일을 하엿드면 얼마나 행복이엿을가, 또는 얼마나 정사을 편히 할수가 잇섯을가─ 이러케 생각하시고 옆에 서잇든 신하에게
「홍길동이를 한번 더 보고싶다」 하고 멀리 노처버린 길동이를 매우 아깝게 말슴하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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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金裕貞 作1회에는 作(작)으로 돼 있다가, 2회부터는 譯(역)으로 바뀐다.
==1==
옛날저 영국에 잇섯든 일입니다. 어느 날 밤 한 신사가 서용거리를 것고 잇으려니ᄭᅡ 웬 게집애가 귀여운 음성으로
『아저씨! 저 잠ᄭᅡᆫ만...』 하고 압흐로 내닷는것입니다, 봐하니 조고만 그리고 아름다운 게집애엿습니다. 노란, 머리털은 복실복실하고 맑게 ᄯᅳᆫ 두눈은 헐업시 별갓습니다
(이러케 귀여운 어린애가, 어ᄶᅢ서 이밤중에 홀로 나왓슬ᄭᅡ?)
신사는 이러케 이상스러히 여기고 게집애를 가만히 나려다보앗습니다 그보다도 더 놀란것은 이어린게집애가 서울서 멀리 ᄯᅥᆯ어저잇는 어느 동네를 찻는것입니다
『제가요 저집에서 나온길을고만 이저버려서 이러구 잇서요』
하고 가여운낫츨하는것입니다.
신사는 이 소녀가낫도모르는 자기를 ᄭᅪᆨ밋고서 사실대로죄다 이야기하는데 저윽이 감동하엿습니다 그래어린이소녀를 혼자멀리보낼수가업서서
『그러면 아저씨가 데려다주마 염려마라』 하고 소녀의 손을 이ᄭᅳᆯ고 갑니다
소녀는 ᄯᅡ라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어ᄶᅢ서 이런밤중에 혼자 나왓는지 거기 대하야는 일절 말이업섯습니다
『아— 여깁니다 이길이얘요 인제 다왓서요』
눈에익은 동네로 들어오자 소녀는 손벽을 치며 기ᄲᅥ합니다 그리고 ᄶᅩᆯ랑ᄶᅩᆯ랑 압흘 스드니 어느 집대문을 두드립니다
집안은 아주 캄캄하엿습니다 소녀가 서너너덧번 두드렷슬 ᄯᅢ에야 비로소 ᄲᅵ걱 열리며 안에서한 백발노인이 나타납니다
『할아버지! 안 주무섯서요』 하고 소녀가 반기며 달겨들엇스나 노인은 낫모를 신사를 보고 ᄭᅡᆷᄶᅡᆨ놀랍니다 그러나 소녀에게 길을 가르켜 주신 어른이라는 말을 듯고는 더욱 이상스런 눈을 ᄯᅳ며
『너 그러케 해맹이가 업서서 어ᄯᅥᆨ하니? 돌아오는 길을 모르다니? 그러나 네가 안돌아오는 나절에는 늙은 이할애비가 어ᄯᅥᆨ게 살려구그래? 응 네리야!』
『아니얘요 할아버지! 제가 어ᄯᅥ케 하던지 그걸 못돌아오겟서요? 염녀마서요』
세사람은 캄캄한 집속으로 손으로 더듬으며 들어갑니다 노인은 여기에서 고물상을하고 잇는것입니다 고물상이란 헌 물건을 몰아다 파는가개이다 그럼으로 귀중한것이 곰팡내로 퀴퀴합니다 거기를 지나가니 ᄭᅢᄭᅳᆺ한 방이잇고 그구석에는 천사가 잘듯시픈 그러케 곱고 아름다운 침대가 하나 잇습니다 이것이 물론 네리의 침대입니다
네기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 노인은 신사에게 다시 치사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신사는 거기에 대답하야 가로되
『이러케 어린게집애를 혼자 그런 먼곳에 내보내면 가엽쟌습니ᄭᅡ? 압흐로는 주의하시는게 엇덧습니ᄭᅡ?』 하니ᄭᅡ 노인은 천만의 말이란듯이 눈을 둥그러케ᄯᅳ고
『언제 내가 네리를 구박햇습니ᄭᅡ 나만치 이애를 귀애하는 사람은 이세상에 하나도 업습니다』
둘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잇는 동안에 네리는 저녁을 채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업는 살림이라 이러케 늣게 돌아와서도 역시 네리가 하는모양입니다
네리가 바ᄲᅮ게 돌아다니며 일하는것을 보고 노인은 신사에게 집안이야기를 하기시작합니다 그말을들어보면괴상한 노인과 네리는 매우 가난한 살림을 하야왓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련한 살림을 하야오면서도 노인은 언제나 히망을 일치 안엇습니다
『나는 이런 가난한 살림을 하고잇스나 네리만은 반듯이 부자가 됩니다 반듯이 부자가 돼서 귀부인의 생활을, 할겝니다 저것의 에미— 즉, 나의 ᄯᅡᆯ입니다 나는— 그, 에미라는것이 네리가 핏덩어리ᄯᅢ 죽어버렷습니다 네리는 즈 에미와 얼골이 ᄭᅩᆨ 갓습니다 나는 비록 고생을 할지라도 네리를 위하야 만흔 돈을 버러서 저것만은 편안히 살게해 줄심니다』 하고 자기의 속을 말하엿습니다
==2==
조곰잇드니 네리가 ᄯᅡᄯᅳᆺ한 저녁상을바처들고옵니다 그걸 세사람이 둘러안저서 먹고잇스려니ᄭᅡ 어느듯시게가 열두시를 ᄯᅢ립니다 시간이 늦젓슴으로 신사가 황급히일어슬랴할ᄯᅢ 네리는 귀여운눈을ᄯᅳ며
『우리 할아버지도 인제나가실터인데요』
하고 가치 나가기를 청하엿습니다
『응? 지금이 어느ᄯᅢᆫ데? 너는그래 혼자서 집에잇구? 그래두 무섭지안을ᄭᅡ?』
신사가 이러케 물으니ᄭᅡ
『저두요 혼자 집을지켜도 괜찬어요』 하고 네리는 아무럿치도 안은듯이 대답합니다 (이런 음산한집에서 밤을혼자 지키다니 참이상도스러운 아이로군!)
신사가 이런 생각을 할동안에 노인은 나갈 준비를 다 하고나서
『네리야! 잘자거라 천사가 네엽헤와 지키고 게실거니ᄭᅡ안심하고 자거라 그리고 자기전에 하나님ᄭᅦ 기도 ᄭᅩᆨ 듸려야한다』 하고 네리를 안어들고 입을 마추니
『네! 할아버지 다녀오서요저요 ᄭᅩᆨ기도 듸릴터이니 염녀마서요』
그리고 대문간ᄭᅡ지 나와 손님과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마친뒤 먼지투성인 전방을 지나 저의 침실로 왓습니다 아무소리는 업서도 네리는 적적하얏습니다 적적할ᄲᅮᆫ만 아니라 실상은 어두운 밤중에 이러케 혼자 잇는것이 몹시 무서웟읍니다 할아버지와둘이서매일밤즐거웁게 지난ᄯᅢ가아주업는것도 아닙니다 그ᄯᅢ에는 밤마다 글도배우고 글씨도 배우고 햇든것입니다 그런데이즈막에는 어ᄶᅢ서 그런지요? 할아버지는 늘 근심하는 낫을 하시고 밤마다밤마다 출입을 하시는겝니다 대체 어디로 가시는겐지 네리에게는 전혀 알길이업읍니다
그날 밤 네리를 데리고왓든 신사는 처지가 좀 이상한듯한 네리가 어ᄯᅥ게 잇는지 매우 궁금하엿읍니다 그여코 더참을수가 업어서 일주일후에 다시 그고물상을 찻아갓읍니다 네리도 할아버지도 다 잇엇으나 그 외에도 보기에도 악한갓히 생긴 한 사나히가 잇엇읍니다
그 사나이는 어ᄯᅥ케흉칙스러운지 ᄭᅥᆯᄭᅥᆯ웃을ᄯᅢ면 등이선ᄯᅳᆨ햇습니다 멋업시큰머리며 손그ᄭᅩᆯ을하고는 보기에간즈럽게적은발이엇습니다 이사람이 즉ᄯᅡ니엘이라고 부르는악한입니다 밴애병신으로 태여난 ᄯᅡ니엘은 마음도 곱지못하야 그가제일조아하는게 남을괴롭게구는 것입니다 그무서운ᄯᅡ니엘은지금도 돈을가저와서 네리할아버지에게 만흔돈을 ᄭᅮ어주엇습니다 그리고 빙긋이 웃으면서 의기양양하게돌아갑니다
『요전애 오섯든아저씰세 어서들어오세요 이리오서요』
ᄯᅡ니엘이 잇슬ᄯᅢ에는 아무말도안튼 네리는신사를보자허겁지겁맛저드립니다
거기에는 네리가 ᄭᅥᆨ거온 들ᄭᅩᆺ들이 ᄭᅢᄭᅳᆺ이 ᄭᅩᆺ치어 잇습니다 장에서는 적은 새들이 구여운 목소리로 지저귑니다
네리는 반짓그릇을 ᄭᅳ내가지고 무엇인가 ᄭᅩ여매기 시작하엿습니다
그러자 매일 이 고물상의 심부름하러 오는 『킷트』라고 하는 사내아이가 나타납니다 네리는 뭐라고 지ᄭᅥ리며 그애에게 분부하기에 바ᄲᅮᆷ니다 그래서 신사는 오날도 네리와노인사이에 잇는 그신변이야기를 소상히 물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갈수 박게 업섯습니다
니엘이란 악한은 강 저ᄶᅩᆨ에 어ᄯᅥᆫ 추접스러운 집에다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고는 무언지 알수업는사무를 보고 잇섯습니다 신사가 네리의집엘 두번ᄶᅢ 차저가든 그 담날 네리는 할아버지의 편지를 가지고 ᄯᅡ니엘의 사무소로 갓습니다
악한 ᄯᅡ니엘도
(저 늙은이가 대체 뭘하는 놈인가?)
하고 늘 수상히 여기든차입니다 왜냐면 그 노인이 만날적마다
==3==
『흥! 인제 보시요 내가 횡재해가지고 큰부자가 됩니다 얼마 안 잇서서요 그ᄯᅢᄭᅡ지만 참으면 당신도 다...』 하고 혼잣소린지 혹은 누구보고 들으라는 소린지이러케 큰소리를 펑펑하며 자기사무소에 와서 돈을 취해갓든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하고 일상 궁금하다가 ᄯᅢ마츰 네리가 왓슴으로 살살 ᄭᅩ여가며 물어보앗스나뭐가 뭔지 도시 ᄯᅡᆫ소리만 하고 마는것입니다
『네리야 이것 봐! 너아가씨 집으로 놀러오지 안켓니? 아즈머니가 잇스니ᄭᅡ 네가 가면 맛난음식을 채려줄게다』
이러케 ᄭᅩ여서 ᄯᅡ니엘은제안해에게 네리를 달래도록하얏습니다 그러나 집에가서도 네리가 안해에게 한 말은별루 새로울것이 업습니다 다만 할아버지가 밤마다 어딀 나갓다가 드러올ᄯᅢ에는 반듯이 창백한 얼골로 풀이 죽어온다는 그것ᄲᅮᆫ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눈치를 채인 ᄯᅡ니엘은 노인편지에아무 회답도 해주지 안엇습니다
그런지 이삼일이 지낸 뒵니다 노인은 그 소녀ᄯᅡᆯ 네리를 압에 안치고
『네리야! 오늘밤엔 아무데도 안가겟다 너와 가치잇슬테야!』
이러케 말하엿습니다 마는그의 얼골은 파라케 질리고숨쉬기조차 괴로운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저는 돈가튼거 조곰도 바라지 안습니다 할아버지는 부자가 될려는생각만 늘 하시기 ᄯᅢ문에 그러케 몸이 나ᄲᅥ지시지 안엇서요? 저는 이러케 지내는거보담 거지가 돼서 빌어먹는것이 얼마쯤 조흔지 모르겟서요 네 할아버지! 시골로 가서요 시골로 돌아다니며 밤이 되거든 들에서 자고 인제는 그 돈생각 고만하서요 네할아버지?』
이러케 네리가 열심으로보채고 잇슬ᄯᅢ 누가 불숙 들어옵니다 그것은 욕심쟁이요 악한인 ᄯᅡ니엘이엇습니다 그는 승낙도업시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와서 두 사람의등 뒤에 서서는 열퉁굿은 웃음으로 그들을 나려다보고 잇습니다
이윽고 악한은 입을 열어
『아무리 감출랴도 안돼 전자부터 말고자하야 애쓰든 너의 행실은 밋바닥ᄭᅡ지 알앗다 이늙은이야! 너 이번 노름에 ᄭᅡᆸ대길 벗엇대드구나?』
『처 처 천만에! 그런일 업습니다』
『압만 쏙일래도안돼 지금ᄭᅡ지 너에게 최준 돈이 얼마나 되는지 그걸 설마 잇지는 안헛겟지? 이번에는 네가 몸만남도록 ᄭᅡᆸᄯᅢ기를벗고 잇다는것 벌서 알고 안젓다 그럭케 됏스니ᄭᅡ 일로부터는 한푼도 최줄수 업서—그것보다도 이봐! 오늘ᄭᅡ지 ᄭᅮ어쓰 돈은 다 어ᄯᅥᆨ케할 작정인가?』
『네...그것은 제가 어ᄯᅥ한 짓을 하드라도 반듯이...』
『네가 그런나이에 멀할텐가? 그보다는 집이다 집과 세간을 나에게 내다우 쵠돈을 못갑흘 ᄯᅢ에는 그대신집으로 ᄯᅥ마튼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고 ᄯᅡ니엘은 눈을부라고 ᄯᅡᆨᄯᅡᆨ 얼럿습니다
물론 노인과 소녀가 눈물로 애원을 하여도 ᄯᅡ니엘은 듯지 안엇습니다 집을 ᄲᅢ앗은뒤 가개에 잇는 물건은 물론 방에 노인 세간에ᄭᅡ지 경매한다는 ᄯᅡᆨᄶᅵ를 붓처버렷슴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집으로 이사를 와서는 아츰저녁으로 노인과 소년을 개돼지가티 학대하엿습니다
==4==
네리의 아름다운 침대도 ᄯᅡ니엘에게 ᄲᅢᆺ기고 말앗습니다 귀여운 소녀의 물건ᄭᅡ지 ᄯᅡ니엘에게 ᄲᅢᆺ길걸 생각하면 그할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 웟겟습니ᄭᅡ? 나종에는 잠을 못고 밥을 못먹고 하엿습니다
어느날 아츰 아즉 채 다 밝기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가만히 집을 ᄲᅡ저나왓습니다
『할아버지! 이런데 더 게시다는 큰일납니다 자 저에게 의지하서서 ᄯᅡ라오서요.』
네리는 할아버지 귀에 입을 갓다대고 이럿게 속삭엿습니다
그들은 손을 맛붓잡고 멀고 먼 시골길로 ᄯᅥ나갑니다 하루하루 시ᄭᅳ러운 도시를 멀리 ᄯᅥ나 방낭을 시작하엿으나 먼길을 못걸어본 네리라 발이 부릇고 몸이 괴롭고 하엿습니다 그 압흔 다리를 질질 ᄭᅳᆯ며 길을 것고 잇든 어느날저녁ᄯᅢ 『판치』라는 극단사람 들을 우연히 만낫습니다 그래 그 사람들과 동행이 되어 다시 길을 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이길에는 만흔 사람이 ᄭᅳᆫ일새업이 오고가고 하엿슴니다 그중에는 광들의 패도 잇고 곡마단패도 잇고 혹은 키큰사람과 난쟁이를 구경시키며 벌어먹고 다니는 사람들도 잇섯슴니다 다들 경마장을 목적으로 하고 몰려드는 사람들이엇슴니다
그들은 낫에는 갓흔 길을 것고 밤에는 갓흔 주막에 들고 하엿슴니다 네리도이사람들 가운데 ᄭᅵ어 경마장ᄭᅡ지 갓습니다 그리고 구경하러모여든 사람들에게 ᄭᅩᆺ을 팔아서 얼마간의 돈을 모앗슴니다
그러나 네리는 그 도중에서 만난 『판치』 극단 사람들과 가치 잇고 십지가 안엇슴니다 왜냐면 그들은 어ᄶᅥᆫ지 불량한사람들만 모인것 갓습니다 그래 할아버지와 의론하고 살몃이 그곳을 ᄲᅡ저서 다시길을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얼마안가서 두사람은 어ᄯᅥᆫ 촌락에도착하엿습니다 이마을 학교의 교장님은 가여운네리와 불상한 노인의ᄭᅩᆯ을보고 눈물로써 동정하며 자기집에 이틀밤이나 재워줫습니다 그들은 교장선생님의 은혜를마음으로 고맙게역엿습니다 마는 언제ᄭᅡ지든지 남의신세를 이을수는 업는고로 두텁게 인사를하고는 다시방낭을 시작하엿습니다
『불상한 사람들이로군! 낭종에 어ᄯᅥ케 될랴나!』
교장선생님은 눈을 ᄭᅳᆷ벅이며 두사람의 등뒤를 오래동안오래동안 배웅하고서잇섯습니다
==5==
바루 저녁나절이엇습니다 네리와 할아버지는 길바닥에 노여잇는 방구루마를 발견하엿습니다 작난감 만치나아름답게ᄭᅮ민 집에다 구루마바쿠를 달은것 니다 그 속에는 부인이라고 하는 아즈머니가 살고 잇음니다
아즈머니는 요술을 구경시켜가며 방낭하고잇는 사람임니다 아즈머니는 두사람을 반기어 맞어 들여서는 차를 먹이고 이야기를 뭇고 하엿음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두사람을 권해가지고 자기와 가치 돌아다니며 돈를 벌기로 하엿음니다
『네리야! 너는 나의 요술을 구경군에게 설명할수잇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문간에서 표를팔면좃치안어? 그러케 아무적목업시 돌아다니는것보다 얼마나 조흔생활이야?』
자레이 아즈머니는 네리와 할아버지를 위아야 이러게일을 주기로 되엇읍니다
일자리를 찻은 그 기ᄲᅮᆷ에 네리는 춤이라도 출듯이 기운이 낫읍니다 할아버지를잘 달래가며 네리는 자레이부인의 설명인이 되엇읍니다
이러게 하야 얼마 동안은 생활이정돈되어 네리는 오랫만에 안심하엿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며칠 동안이요 할아버지는 이전과갓이 ᄯᅩ 노름을 하는것이 아닙니ᄭᅡ?
『할아버지! 인젠 지난 날의고생은 잇어버리섯겟지요? 네리가 두손으로 빕니다 제발노름만은 말아주서요 그런슬 손에 대시면 전의ᄯᅡ니엘갓흔 사람에게 ᄯᅩ 혼이납니다.』
『아니야 너는 모르는소리다 아무것도 염녀할게업다할아버진 말이지 인제 네가 ᄭᅡᆷᄶᅡᆨ 놀랄만치 큰부자가 될게니보아라 나는조곰도 돈갓흔것바라지안는다 다아 너를위해서 그러는거야! 네리야! 할아버지는 어ᄯᅥᆫ짓을 하드라도 너를 부자로 만들어주지 안으면죽어도 눈을 못감을게다!』
네리는 이말을 듯고는 슬프고슬프고 이내 눈물ᄭᅡ지 나옵니다
『저는 할아버지! 조곰도부자가 되고십지 안어요 이러케 둘이서 『자레이』 아즈머니ᄭᅦ 일해드리고 엇어먹으면굶진안을터이니 그걸로 만족함니다』
『너는 아즉모른다 잠잣고 잇거라 어른하는 일에참견을 하는것은 조치안흔 일이야』
이럿케 말할ᄲᅮᆫ으로 할아버지는 매일 밤마다 지팽이를 ᄭᅳᆯ고는출입을하고 하엿습니다
그런것만도 조흐련만 차차 조치못한 축들과 어울리어 할아버지는 『자레이』 부인의 돈가방을 훔처 내고자하야 무서운 음모를 하얏습니다
할아버지에게 그런 악심을품게한것은 『집씨—』라고 하는 정처업시 ᄯᅥ돌아다니는 무리엿습니다 『집씨—』 하면 춤잘추고 노래 잘하는 무립니다 그들은 물우에 ᄯᅳᆫ풀립가티 정처업시 흘러다니며 되는대로 살고 잇는무립니다
이런 날탕패의 수중에 들어서 할아버지는
『음! 염녀마라 그럼 낼밤 ᄭᅩᆨ 업새버릴터이다 그돈가방에는 지전이 ᄲᅮ듯이 들어잇다 내 두눈으로 자세히 보앗다』
이러케 내일밤을 약속하고 잇는것을 네리는 귓결에 얼ᄯᅳᆫ 들엇습니다
(아이그머니! 우리 할아버지가 그런 무서운 짓을! 어ᄯᅥ케해야 조흘가?)
네리는 한ᄯᅢ는 어ᄯᅥ케 할바를 몰라서 어린 가슴을 바ᄶᅡᆨ바ᄶᅡᆨ 죄엿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채리어 다시 생각해보니 길은 다만 하나가 남엇슴을 알앗습니다
==6==
(그럿타 우리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른데로 멀리 다라나는 수밖에 업슬게다 여기서 내일ᄭᅡ지 잇게 된다면 큰일이난다 오늘 저 악한들이 자거든 도망을하자)
네리는 이러케 궁리하고 밤이 깁기를 기다렷습니다
그날 자정이 지낫슬ᄯᅢ 다들 자는 틈을 타서 네리는 넌즛이 할아버지를 ᄭᅢ웁니다
『음— 음 왜그래? 네리야』
『.........』
『왜 무슨일이 생겻서?』
『.........』
『아 졸려워! 말을해!』
*
그제서야 할아버지는 눈을 ᄯᅥᆺ슴니다 네리는아무 대답안코 제입에손가락을 대어 막아보엿슴니다 그리고 상큼상큼압흘서서 방박그로 나아갑니다 할아버지는 뭐가 뭔지 영문 모르지만 ᄭᅳᆷ직이 위하는 손녀ᄯᅡᆯ이 나아가니ᄭᅡ 가만히잇을수가 업습니다 자기도 급히 옷을 갈아입고 뒤를ᄯᅡ라갓습니다
나와보니 박게는달밝은 밤이엇슴니다 은빗가튼정한달이 노인과 소녀의 가는 길을 비취어 줍니다
그들은 새벽이 될ᄯᅢᄭᅡ지 정신업시 길을 걸엇습니다
『할아버지! 인제는 안심입니다 그못된사람들도 여기ᄭᅡ지는 못와요 자우리 조금쉬어가세요』
네리와 할아버지는 강변언덕에 다리를느리고 쉬입니다 그러나 하로밤동안 피로한몸이라 어느듯 쿨쿨잠들이 들고말엇습니다
귀밋헤서 ᄯᅥ드는 소리에놀라서 두사람은 눈을 번적ᄯᅥ보니 강에는배가ᄯᅥᆺ고 그속에서 사공들이 기운차게 ᄯᅥ드는것입니다 그들은 심상치안흔 노인과 소녀를 불상히여기고 배에태워주엇습니다 이틀동안이나 배에서 지낸 뒤 어ᄯᅥᆫ 커다란 동리에 도착하엿습니다 마는 그날 밤 공교로히 퍼붓는 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머리에서 발ᄭᅳᆺᄭᅡ지 ᄶᅩ루루 젓고 말앗슴니다 그리고 생소한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다가 겨우 비를거닐만한 어느 집초스마를 발견하자 하여튼 오늘밤은 여기서 새우자 생각하고 그속으로 기어들엇슴니다
마침 그ᄯᅢ 집안으로부터한 청년이 나왓습니다 짜아도짜아도 짜지 못할만치 그러케 비를 뒤집어 쓴네리를보고는
『음? 이게 웬일이야? 이토록 비를 마젓스니—』 하고혼잣소리를 하다가
『이리들 들어오시요!』 하고 두사람의 압을 서서는 커다란 풀무간으로 인도하엿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하루밤 동안 불을간수하고 잇는 청년이엇습니다
친절한 이 청년은 네리를 ᄯᅡ듯한 잿더미우에 눕히고 저즌 몸을 말리도록하야주엇습니다
할아버지와 네리는 이곳에서 ᄯᅡ스한 한밤을 지냇스나 아츰이 된즉 ᄯᅩ 다시 정처업시 길을 ᄯᅥ나지 안으면 안될것입니다 네리는 굶주림과 피로로 말미아마 점점몸이 ᄯᅡᆼ속으로 뭇히는듯하얏습니다. 마는 그걸되도록 아무럿치 안은척하고 할아버지가 기운이 ᄭᅥ지시지 안토록 웃는 얼골을 보엿습니다
한 이틀을 길을 것다가 이것도 운명이랄지 그 친절한 교장선생님을 ᄯᅩ 만낫습니다.
선생님은 네리를 한번 보자 대번에 (가엽시도 벌서 틀렷구나!} 하고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곳 어느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몸조리를 하게 하얏습니다. 여관에서는 그 누구누구 할것업시 네리에게 친절하엿습니다 이럿케 정성을 다하야 간호를 하야주는 덕택에 얼마 후에는 다시 건강한 몸이 되어 길을 ᄯᅥ나게 되엇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네리가 병을 알흘동안 ᄶᅮᆨ나려가티 여관에게서주섯습니다 네리는 이제ᄭᅡ지 아무에게도 이야기안흔 할아버지의 비밀—할아버지가 노름을하시는 버릇이잇는것—그래서 나ᄲᅮᆫ친구들과 얼리시지못하도록 먼곳으로 할아버지를 모시고가서 살고십다는것 이런모든것을 선생님에게 터노코 이야기하엿습니다
얼마나 ᄯᅩᆨᄯᅩᆨ한 소녀입니ᄭᅡ(물음표부터 4월 23일자에 이어짐. 4월 22일에는 연재되지 않았다)
==7==
? 이세상의 생활이란 결코 행복된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인제 차차나히를 먹고머지안허 한사람의 어른이되어 세상에섯슬ᄯᅢ에는 반듯이이걸 느ᄭᅵ게될것입니다. 마는네리는 아즉 소녀의몸으로 이미 이세상 파란을 격고그날 그날의 생활을 엇더케하야 나아갈가하는 궁리 ᄯᅢ문에 어린 가슴을 복갓든것입니다
나는 네리의 과거를 생각할적마다 눈물이 압흘섭니다
그건 그러타하고 네리의 이야기를 듯고 잇는 선생님은 다행이 그ᄯᅢ어느 마을로 이사를 갈려든 차임이라 두사람을 그리로 데리고 가서거기에 도록하야주엇습니다 네리의 고생도 이제야 겨우 ᄭᅳᆺ이나고 비로소 안심하고살 자리를 엇은것입니다
며칠 선생님과 네리와 할아버지는 그들의 새로운 집에 도착하엿습니다 교회당 엽페 선생님의 집이 잇고 ᄯᅩ 그 엽프로 두사람을 위하야 조그마하고 ᄭᅢᄭᅳᆺ한 집이 하나 서잇습니다 선생님은 그 동리 학교에 다니시며 아이들을 가르키십니다 그리고 네리의 할아버지는 교회당의 소제부로써 일을하게되엇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를 물론하고 노인과 소녀를 사랑하엿습니다 아이들은 네리를 ᄭᅳᆺ업시 조하하엿습니다 그아이들중에 특히 네리를 구여워하는 사내애가잇섯스니 하루는 그 애가 네리에게 와서
『네리야 동네 아즈머니들이 네리는 봄이 될거갓흐면 새들이 노래를부르기전에 하눌로 천사가되어 올라간다구 그러드라 그게거즛말이지?네가 하늘로 천사가 되어가면 나는어ᄯᅥ케사니? 네리야!은제든지 나와가치잇서주지안으면 난실여!』 하고는 그손을 ᄭᅩᆨ 붓잡고 울엇습니다
그러나 동리사람들의 예측은 조곰도틀리지 안엇습니다
네리는 오랫동안 할아버지ᄯᅢ문에 맘을조리든 그근심과 연일방낭으로 괴로운 치움과 굼주림에서 지낸생활로인하야 번데허약하얏든 네리의몸은 바ᄶᅡᆨ말르고말앗습니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눈에도 두드러지게보이도록되엿습니다
참으로 요즘의 네리는 아릿ᄯᅡ운 백합ᄭᅩᆺ이 시들어 가는것처럼 날로날로 쇠약하야갑니다 이러케ᄭᅡ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밧고 구염을 밧고 하엿지만 어ᄯᅥ한 사랑의 힘으로라도 네리를 이 세상에 좀더 오래 잇도록 할수는 업섯습니다
그러나 이러케 목숨이 다하야 가건만도 네리자신은 조곰도 슬퍼하는 빗이 업섯습니다 평화로운 동네 그리고 고요한 교회당 엽헤서 친절한 동리 사람에게 싸이어 죽는것이 네리는 마음으로 행복을 느ᄭᅵ는듯하엿습니다
그러타 하드라도 의사람들은 대체 무엇들을 하는가?두사람이 안개에 싸인듯이 업섯젓건만 아무도 이상히 여기는 사람이 업는가?물론 그럴리는 업습니다
첫ᄶᅢ 그는 간악한 대금업자로 네리 두사람의행방을 매우 큰 호기심으로 알고자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네리의 고물상에서 일을 하고잇든 아이의 모자 그들은 네리를 퍽사랑하엿기 ᄯᅢ문에 어ᄯᅥ케 되엇는가 하고주야로 염녀를 마지 안엇습니다 그리고 ᄯᅩ 한 사람 이것은 론돈거리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업는 신사인데 아마 이 사람이 네리의 두사람을 찻고자하야 제일 애를 썻슬것입니다
네리가 죽든날 마차를 훌몰아가며 헐레벌ᄯᅥᆨ하고 동리로 달려든것이 즉 이신사엇습니다 동리 사람들이 하도 이상스러워서 당신이 웬 사람이냐 하니ᄭᅡ 그는 말하되 자기는 네리 할아버지의 동생인데 다년간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만흔 재산을 모어가지고 왓스나 네리의 두사람을 살리고자하야 암만 차자도 업서서 근심으로 지나가다 인제 겨우 거처를 알아가지고 왓노라 하고
『미안합니다 마는 저를 거기ᄭᅡ지 안내를 해주십쇼』 하고 허벙저벙 하는것입니다
동리 사람과 신사는 네리의 집엘 차쟈갓습니다 그ᄯᅢ는 어두운 밤이엇습니다 집안의 공긔는 고요하고 등불만이 창으로 새어나오고 잇섯습니다
(지금ᄭᅡ지 누가 안자고 잇나?)
이런 생각들을 하고 들어와 보니 할아버지가 네리의 침대엽헤 ᄭᅮᆯ어안져서 ᄲᅥᆫᄶᅵᆯ 이야기를 하는것입니다 그러나 네리는 자는지 아무리 할아버지가 말을 부처도 한마듸의 대답도 업섯습니다 그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엄숙한얼골이엇습니다 그 얼골에는 볼서 괴로움과 슬픔의 빗은 자최를 감추고 다만 행복만이 만족만이 ᄯᅥ돌고잇섯습니다 드러운 애정이 두터운 그리고 거룩한 영혼은 천국을 향하야 올라가고잇는것입니다
그 담날 동네 사람들은 네리의 시체를 네리가 제일 조아하든 교회당 들밋에다 뭇어 주엇습니다
손녀를 일어버린 할아버지는 그 쓸쓸한 모양이 보기에도 가여웟습니다 얼마 안지나서 봄이 왓슬ᄯᅢ 그도 역 고요히 세상을 ᄯᅥ낫습니다 그래서 평화로운 이 동리묘지에 네리와 나란히 그의 시체도 눕게 되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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