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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길은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크게 개의치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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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좀 어떠십니까?” 병실을 찾은 의사는 과거에 빠져든 노인을 현실 세계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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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럭저럭 괜찮네.” “위기는 넘겼으니 안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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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운이 좋으셨습니다.” “그럼 오늘 퇴원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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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집에서 죽어야지 여기 더는 못 있겠네.” “하하 ~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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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서 시간을 보낼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의사는 퇴원을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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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격한 통증을 호소해 실려 온 환자, 잘못하면 심장마비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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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멀쩡히 말을 하고 있는 것도 기적, 고영길은 고집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지만 의사의 말은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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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장님,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아버님이?” 이곳은 스기토모 그룹의 사무실, 사장 다카기 요시무네는 비서가 건넨 휴대폰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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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에 안부 전화도 드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전화를 주시다니, 너무 놀라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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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건강은 어떠십니까?” [흐음 ~ 그건 됐고, 거래는 어떻게 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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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길은 다짜고짜 사업문제부터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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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중국 자본의 유입과 엔저 현상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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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 당연히 중국의 부자들은 영구보유권을 인정하는 해외자산에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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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도쿄 일대 자산은 2배 이상 오를 거라는 전망이 우세, 고영길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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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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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지시하신 대로 하고 있습니다.” [흐음 ~ 그래,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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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하고 하루는 잘 지내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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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것보다 건강부터 챙기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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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 사업도 하고 손주들도 보실 거 아닙니까.” 아들의 위로에 고영길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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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녀석에게 위로를 받는 날이 오다니, 영원할 줄 알았던 건강이 이 흔들리자 괄괄했던 성격도 약간 누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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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와서 말인데, 하루는 요즘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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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잘 지내고 있죠.” [그게 아니라 입시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냐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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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는 녀석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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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쯧 ~ 이런 무심한 녀석 ··· 그러고도 네가 아버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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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길이 이 세상에서 목숨을 걸 수 있는 건 돈과 핏줄, 특히 핏줄과 관련된 일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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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카기 하루요시는 하나 밖에 없는 귀한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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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준비로 바쁜 녀석의 입장을 생각해 참고 참다가 아들 녀석에게 전하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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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필요한 게 있어도 말을 안 하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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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네가 잘 챙겨줘야 할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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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안사람한테 당부해두겠습니다.” [이런 ··· 쯧 ~ 쯧 ~ ]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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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하는 손자가 명문고의 러브 콜을 받았다는 걸 알면 아버지가 가만히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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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흥분하다가 심장에 무리가 갈지도 모를 일, 다카기 요시무네는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괜한 말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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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판타지, 스포츠, 1화 (1/361) 2화 2화 2화 (2/361)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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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권리 - (2) “다카기(高木), 선생님이 부르셔” “응” 이곳은 시즈오카 현 하마마츠 시에 있는 시시카와 공립 중학교 될 대로 되라는 녀석들과 달리, 목표가 있는 학생은 몇 번이나 모의고사를 치르며 선생님과 고교 진로상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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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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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라.” 자리에 앉은 다카기는 주위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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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를 짓는 학생도 있지만 세상의 종말이라도 맞이한 표정을 짓는 학생도 있기 마련, 하지만 행복이란 돈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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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이 돈을 벌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건 불가능, 지금은 자신의 행복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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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미마세 공립학교는 안정권이구나.” “정말이요?” “그래, 다만 다이이치는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예상했던 일, 다카기는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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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이치 고교의 표준 편차는 70, 평균기준인 50을 훌쩍 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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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내신을 중시하는 학교라 입학시험을 잘 치러도 떨어지는 경우가 다수, 다카기도 나름 노력은 했지만 내신은 최상위권에 비해 조금 미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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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만 전념했다면 도전해 볼만 했을 텐데 ··· 아쉽구나.” “남은 시간동안 발악은 해보겠습니다.” 제자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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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든 열심히 하는 녀석, 그것만으로도 격려의 말을 건네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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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 고교에서 스카우트 제의 온 건 어떻게 할 거냐?” “그건 일단 제쳐두려고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냐?” “제가 결정한 일인데 후회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카기는 가나가와 고교의 러브 콜은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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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명문으로 이름난 곳이니 매년 들어오는 인재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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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곳에서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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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망가져도 장난감은 얼마든지 있으니 쓰고 버리면 그만, 특별입학이라는 그럴 듯한 꼬임에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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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녀왔습니다.” “세탁할 거 있니?”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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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저녁은?” “아직 이르잖아요.” 다카기의 어머니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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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이면 부모가 이것저것 챙겨줄 것도 많은데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들, 요즘은 공부에 열중하느라 땀에 젖은 운동복을 빨아줄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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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도 확실하고 어른스러운 아들을 뒀는데 이런 불만을 늘어놓는 건 배부른 푸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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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머니 입장에선 귀염성 없는 아들이 내심 불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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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마침 도착한 지원군, 미사키는 소파에 앉아 음침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엄마를 외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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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무슨 일 있었어요?” “그게 말이지 ··· ” 좀 활발해지라고 시킨 운동인데 날이 갈수록 더 무뚝뚝해지는 느낌, 중요한 시험을 앞둔 탓인지 요즘은 그 증세가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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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조금 더 의지해줬으면 좋겠는데 ··· ’ 진로도 자기가 정하고 요즘은 청소도 알아서 한다며 방에도 못 들어오게 하는 아들, 엄마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던 미사키는 나름대로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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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지금 애정결핍이네요.” “내가 애정결핍이라고?”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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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필요한 건 하루가 아니라 엄마 같은데요?” 애정이 필요한 건 아들이 아니라 나였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몸에 닭살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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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우면 엄마가 애정표현 좀 해봐요.” “걔도 다 컸는데 잘못하면 역효과만 일어나지 않겠니?” “요즘은 여자도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야 하는 시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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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먼저 다가오길 기다리면 좋은 남자 다 놓치죠.” 말을 하면 할수록 가관, 딸을 향한 시선은 의심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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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사귀는 사람 있니?” “히히 ~ 글쎄요?” 미사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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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크나 했는데 어느덧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 조금 서운했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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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괜찮니?” “네” 일 때문에 늦는 아버지를 제외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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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름대로 아들에게 애정을 표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미사키의 마음은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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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애정결핍인데 ··· ’ 생긴 것도 매끈하고 뭐든 잘하는 동생, 거기다 남자라 어른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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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는 동생을 의식했지만 속마음을 드러낸 적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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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누나로 살아가는 편이 부모님께 사랑받을 승산이 크다는 걸 일찍 깨달았고, 오늘도 그 방식으로 엄마에게 점수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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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따라 동생을 향한 질투심을 억누르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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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미마세 공립학교 갈 실력은 돼?” “ ······ ” “하긴, 거기가 안전하게 지원할 곳은 안 되지.” 자기가 다니는 학교라고 잘난 척을 떨다니, 자존심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다카기는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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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긴 안정권이야.” “에이 ~ 또 강한 척 한다.” “못 믿겠으면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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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습니다.” 동생이 방으로 들어가자 미사키는 엄마를 붙잡고 심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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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말 안정권이에요?” “그래, 담임선생님이 거긴 2지망으로 쓰라고 했다더라.” 미사키는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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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차치가 65정도 되는 학교에 지원하려면 반에서 2 ~ 3등은 해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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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세 공립고교 수준이 대략 그 정도, 다이이치는 편차치가 70이나 되는 날고 기는 아이들의 집합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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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던 동생이 나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니, 공부만큼은 동생보다 잘 한다고 자신했는데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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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질 수 없지.’ 자기 방으로 돌아간 미사키는 머리띠를 질끈 동여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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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분발하면 최상위 공립대학도 노려볼 수 있는 실력, 잘난 동생은 승부욕이 강한 소녀에게 자극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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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단장님께서 축하말씀을 하시겠습니다.” 이곳은 일본 야구협회 교토본부, 창립 60주년을 맞아 각지에서 몰려온 협회관계자들은 단상에 오르는 고영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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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포가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 때는 1962년, 고명출은 야구협회 교토본부 부단장 자격으로 스포츠 사업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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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이 교토상고 야구부원이 된 이유도 있지만, 그해 고시엔에 이름을 올린 학생 중 자이니치가 11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본격적인 후원사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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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받으며 운동에 힘 쓸 수 있었고, 자이니치의 프로 진출은 급격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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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길도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야구협회 지원을 계속했고, 그 손길을 거쳐 성장한 거물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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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야구계의 큰 손, 그 존재감은 지금도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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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 협회가 올해 60년을 맞이했지만 이 역사가 80년, 100년을 이어가려면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아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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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투자할 곳이 많지만 사람에 투자하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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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참 좋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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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피어나는 꽃은 각양각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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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빛은 이 세상을 빛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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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큼 멋진 투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방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지만 고영길은 아직 안 끝났다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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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런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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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집중해도 성공하기 힘든데 이것저것 건드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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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무가 더 많은 빛을 받으려면 그만큼 가지를 쳐야 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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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집중하라며 숨겨진 가능성을 쳐낸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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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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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모인 분들이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면 협회는 앞으로도 번영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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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연설이 끝나자 다시 한 번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고영길은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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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이쿠 ~ 이게 누구신가.” 건장한 체격의 중년이 고영길 앞에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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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 2063안타 493홈런 족적을 남긴 킨타 마사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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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지 14년이나 지났지만, 거침없는 해설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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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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